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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바이러스 137종과 공존하는 '이 동물'...감염병 퇴치의 희망?
지난 3년 동안 우리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국 우한의 한 수산시장에서 처음 발견된 이 전염병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야생동물에게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인수공통감염병은 동물과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질환으로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광견병, 조류인플루엔자, 후천성면역결핍증(HIV/AIDS) 등이 이에 속한다. 코로나19의 경우 '박쥐'가 가장 유력한 바이러스 숙주로 지목된다.



수많은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박쥐가 미래 감염병 대응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바이러스 덩어리 박쥐, 감염병 막아줄 희망?

사실 박쥐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외에도 사람이 걸리면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각종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서식한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박쥐에는 약 137종의 바이러스가 기생하는데, 그중 에볼라 바이러스, 광견병,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사람도 감염되는 바이러스 61종이 포함되어 있다.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지만, 이상하게도 박쥐는 이들 바이러스에게서 아무런 해를 입지 않는다. 그 흔한 염증 반응조차 일어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설이 있다. 몇몇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와 박쥐가 공생관계이며 바이러스들이 박쥐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다른 바이러스를 막아주거나, 백신 역할을 한다"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박쥐의 면역반응이 다른 포유동물에 비해서 약해 바이러스가 유입돼도, 적당한 면역반응을 보여 수많은 고병원성 바이러스를 몸에 동시에 지녀도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한다. 참고로 지나치게 강력한 면역반응은 질병으로 이어진다. 백혈병,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 등의 자가면역질환이 인체의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박쥐의 유전적 특성을 밝혀내려는 수많은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큰 성과는 없었다. 그런데 최근 박쥐의 유전적 특성을 밝혀내려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Guardian) 등 각종 외신은 ‘배트(BAT)1K’라는 이름의 대규모 국제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독일 막스 플랑크 분자세포 생물학 및 유전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of Molecular Cell Biology and Genetics)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웰컴 트러스트 생어 연구소(The Wellcome Sanger Institute) 등 다양한 관련 연구기관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하며, 박쥐의 유전적 특성을 밝혀 미래에 올 수 있는 감염병에 대응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전 세계에 존재하는 박쥐 1,450종을 대상으로 정밀한 유전체 분석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아일랜드 더블린 대학교(University College Dublin) 엠마 틸링(Emma Teeling) 동물·유전학 교수는 "박쥐의 독특한 면역 체계는 인간을 위협하는 질병 퇴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 목적에 대해서 설명했다.



짧아지는 신종 감염병 발생 주기, 범인류적인 방비가 필요해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현대에는 약 250종의 인수공통감염병이 존재하며 이는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전염병의 75%에 달하는 숫자다. 전문가들은 환경파괴가 가속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인수공통감염병이 출현할 것이며 그 주기도 점차 짧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에는 사스(2003년), 신종플루(2009년), 메르스(2015년) 등이 6년 주기로 발생하면서 대규모 신종 감염병은 6년 단위로 나타난다는, '신종 전염병 6년 주기설'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2019년)가 메르스 발병 이후 약 4년 만에 발병하면서 신종 전염병 6년 주기설이 무색해졌다. 전 세계 방역 전문가들은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신종 전염병 발생 주기가 짧아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주기가 더 짧아지면 짧아졌지 길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감염병 발생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류가 힘을 모아 미래의 전염병을 적극적으로 방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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